아끼는 듯 아끼지 않는 소비요정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시하는 사람이지만, 결국 합리적인 소비도 소비의 일종이다. 돈을 모으려면 가장 좋은 방법이 안 쓰는 거라고 하던데 아마 이번생엔 글러먹은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소비로 인한 출혈을 최소화해 보려 가계부도 써보고, 만원의 행복도 도전해 보고 이것저것 해봤는데, 초반엔 뭔가 아껴 질듯 하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소비를 해버리는 과오를 저지르곤 한다.
내년부터는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올해의 소비를 한번 돌아보며 가장 잘한 소비와 망한 소비를 체크해보려 한다. 원래 연말결산 포스팅 2일 치 주제인데, 그냥 한 포스팅으로 묶는 게 좋을 것 같아 가볍게 한번 작성해 본다.
올해 가장 잘한 소비는
올해 셀 수없이 많은 소비 중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소비가 몇 가지 있는데, 아마 그중에서 최고는 식물을 구매한 것이라 생각한다.
이벤트를 통해서 무료로 받은 식물도 있지만, 그렇게 하나씩 키워보다 생기에 매료되어 몇 가지를 구매해서 현재도 열심히 키우는 중이다. 물론 키우는 난이도가 상당히 쉬운 녀석들로만 준비했지만, 그래도 이것조차 죽여버리는 사람들이 많기에 나름 만족스럽다.
식물 구매를 선택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번 연도 왠지 모를 막막함에 정체되어 있을 때, 나에게 성장의 희망을 주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그저 작고 연약한 새싹, 모종일 뿐이었는데, 내가 얼마큼 신경 쓰고 관리하는가에 따라 성장의 속도가 달라지는 것을 체감했다. 까먹고 물을 줘야 할 시기를 놓치면 금세 쳐지며 티가나고 빠르게 수습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살아나고,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한 분갈이도 해보면서 자신이 담겨있는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깨달았다.
이만하면 제법 가성비 넘치게 올해 뭔가를 깨닫게 해 준 최고의 소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올해 가장 망한 소비는
가장 망한 소비는 많은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는 소비인데, 바로 충동적인 배달과 외식비용이다. 엥겔지수가 상당히 높은 내 상황에서 가장 줄여야 할 소비인데, 습관이란 게 참 무섭듯이 그냥 습관적으로 소비해 버린 것이다.
뭐 피곤하고 힘들 때 외식이나 배달을 시켜 먹을 순 있다. 하지만 그냥 단순히 게으르거나 '에라 모르겠다. 오늘 먹고 죽자' 식으로 소비한 경우가 월등히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살도 찌며 건강도 조금 안 좋아진 것은 서비스다.
1년으로 치면 금액만 봐도 어마어마하다. 적게는 1주일에 한번 많으면 3~4번까지 외식이나 배달을 하게 되는데, 2인기준 배부르게 먹으면 평균 3~4만 원 정도는 기본 금액이 된다. 그러면 한 달에 약 15만 원 1년이면 180만 원.. 허허 노트북 한대를 바꿀 수 있는 금액이 된다. 만약 주식이나 코인만 잘 샀다면 더욱 상승했을 거고.
막상 시켜서 먹을 땐 별생각 안 나고 그저 행복하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포만감은 허무함으로 바뀌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된다. 앱을 지워버리자니 뭔가 섭섭하고, 계속 시키자니 돈과 몸이 마이너스인 참 적절한 망한 소비가 아닐까 한다.
소비 총평 & 마무리
올해는 제법 금액대가 있는 의류나 전자기기도 구매했고, 자기 계발을 위해 다양한 강의나 구독서비스도 많이 결제했다. 아직도 일부는 후회하고 일부는 만족하지만, 중요한 건 내년엔 이런 소비습관을 확실히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결재하는 바로 딱 그 순간이다. 이것도 약간의 도파민 같은 형식이라 서서히 자극이 쌓이면 소비를 당연시해 버리게 된다. 작은 돈이 그렇게 빠져나가니 큰돈을 모을 수 없는 것은 이미 안 봐도 비디오고 말이다.
그래도 내년엔 올해와 마찬가지로 자기 계발을 위한 강의와 구독, 책구매는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소비로 인한 엄청난 발전은 아니었지만, 뜻밖의 기회로 생각보다 많은 인사이트를 얻기도 했고, 나아갈 방향도 많이 잡혔기 때문이다. 소비 관리의 핵심은 엥겔지수 관리, 특히 쓸데없는 배달과 외식 줄이기! 이것만 해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한다.
다들 저마다의 소비습관이 있을 것이다. 개인마다 상황의 차이가 있기에 맞고 틀리고를 섣불리 판단할 순 없다. 그러한 소비 과정에서 본인만이 그것일 인지하고 개선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정답이기에 모두들 올해를 반성해 보며 새로운 내년을 제대로 한번 준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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