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후감(군주론, 인간관계론, 행복론)

군주론-23 (여우와 사자)

by cchhbb 2022. 11. 17.
반응형

군주론 여우와 사자

여우와 사자

그렇다면 군주는 짐승의 방법을 잘 이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여우와 사자를 모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자는 함정에 빠지기 쉽고 여우는 늑대를 물리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함정을 알아차라기 위해서는 여우가 되어야 하고 늑대를 혼내주려면 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사자의 방식에만 의지하는 자는 이 사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현명한 군주는 신의를 지키는 것이 그에게 불리할 때 그리고 약속을 맺은 이유가 소멸되었을 때, 약속을 지킬 수 없으며 또 지켜서도 안 됩니다. 이 조언은 모든 인간이 선하다면 온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간이란 사악하고 당신과 맺은 약속을 지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 자신이 그들과 맺은 약속에 구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게다가 군주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그럴듯한 이유를 항상 둘러댈 수 있습니다. 이 점에 관해서는 근래의 무수한 사례를 들 수 있는데, 얼마나 많은 평화 조약과 약속이 신의 없는 군주들에 의해서 파기되고 무효화되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여우의 방식을 모방하는 법을 가장 잘 아는 자들이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여우다운 기질을 잘 위장해서 숨기는 방법을 잘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능숙한 기만자이며 위장자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인간은 매우 단순하고 목전의 필요에 따라서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기만자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속는 것을 항상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거짓 맹세자였던 알렉산데르 6세

저는 최근의 한 사례에 대해서 침묵하고 싶지 않습니다. 알렉산데르 6세는 사람을 어떻게 기만할까 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그는 매번 사람들이 쉽게 기만당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알렉산데르만큼 모든 일을 강력하게 그리고 확고하게 약속하면서도 그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그는 세상사의 이런 측면을 잘 이해했기 때문에 그의 기만은 항상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필요하다면 군주는 전통적인 윤리를 포기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군주는 위에서 언급한 모든 성품을 실제로 갖출 필요는 없지만,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심지어 저는 군주가 그러한 성품을 갖추고 늘 실천에 옮기는 것은 해로운 반면에, 갖춘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용하다고까지 감히 장담하겠습니다. 예컨대, 자비롭고 신의가 있고 인간적이고 정직하고 경건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좋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그런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달리 행동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당신은 정반대로 행동할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하며 그렇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군주는, 특히 신생 군주는 좋다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처신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명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는 종종 신의 없이, 무자비하게, 비인도적으로 행동하고 종교의 계율을 무시하도록 강요당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는 운명의 풍향과 변모하는 상황이 그를 제약함에 따라서 자신의 행동을 그것에 맞추어 자유자재로 바꿀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하며, 제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급적이면 올바른 행동으로부터 벗어나지 말아야 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악행을 저지를 수 있어야 합니다.

다수는 외양에 따라서 판단한다

따라서 군주는 그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들이 앞에서 이야기한 다섯 가지의 성품들로 가득 차 있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그를 대면하는 사람들에게 그는 지극히 자비롭고 신의가 있으며 정직하고 인간적이며 경건한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특히 경건한 것처럼 보여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해서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손으로 만져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볼 수는 있지만,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밖으로 드러낸 외양을 볼 수 있는 반면에 당신이 진실로 어떤 사람인가를 직접 경험으로 알 수 있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소수는 군주의 위엄에 의해서 지지되는 대다수의 견해에 감히 도전하지 못합니다. 모든 인간의 행동에 관해서, 특히 직접 설명을 들을 기회가 없는 군주의 행동에 관해서 보통 인간들은 결과에만 주목합니다.

 

군주가 전쟁에서 이기고 국가를 보존하면, 그 수단은 모든 사람에 의해서 항상 명예롭고 찬양받을 만한 것으로 판단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외양과 결과에 감명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사람들은 대다수가 보통 사람들일 뿐입니다. 대다수와 정부가 하나가 될 때 소수는 고립되기 마련입니다. 이름을 굳이 밝히지는 않겠지만, 우리 시대의 한 군주는 실상 평화와 신의의 적대적이면서도, 입으로는 항상 이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그가 이를 말 그대로 실천에 옮겼더라면, 그는 자신의 명성이나 권력을 잃었을 것이며, 그것도 여러 번 잃었을 것입니다.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