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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감(군주론, 인간관계론, 행복론)

군주론-20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by cchhbb 2022.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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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20 사람들이

제15장 사람들이, 특히 군주가 칭송받거나 비난받는 일들

윤리적 공상과 엄연한 현실

이제 군주가 자신의 신민들 및 동맹들에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마땅한가를 고찰하기로 하겠습니다. 저는 많은 논자들이 이 주제를 논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제가 말하려고 하는 바가 다른 사람들이 제안한 원칙들과 특히 이 문제에 관해서 크게 다르기 때문에, 제가 건방지다고 생각되지나 않을까 하는 두려운 마음이 앞서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문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유용한 것을 쓰려고 하기 때문에, 이론이나 사변보다는 사물의 실제적인 진실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이 현실 속에 결코 존재한 것으로 알려지거나 목격된 적이 없는 공화국이나 군주국을 상상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는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와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행하지 않고, 마땅히 행해야 할 것을 행해야 한다고 고집하는 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보다는 잃기가 십상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나 선하게 행동할 것을 고집하는 사람이 선하지 않은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면, 그의 몰락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권력을 유지하고자 하는 군주는 상황의 필요에 따라서 선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을 배워야만 합니다.

칭송과 비난을 받을 만한 덕과 악덕

그러므로 저는 군주에 관한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밀쳐두고 실제로 일어나는 것들을 고려하겠습니다. 사람들을, 특히 군주들을 논할 때, 그들은 다음과 같은 성품을 가졌다고 칭송받거나 비난받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즉 어떤 사람은 인심이 후하고, 다른 어떤 사람은 인색하다는 평을 받습니다. 베푸는 사람과 탐욕적인 사람, 잔인한 사람과 자비로운 사람, 신의가 없는 사람과 충직한 사람, 여성적이고 유약한 사람과 단호하고 기백이 있는 사람, 붙임성이 있는 사람과 오만한 사람, 호색적인 사람과 절제하는 사람, 강직한 사람과 교활한 사람, 유연한 사람과 완고한 사람, 진지한 사람과 경솔한 사람, 경건한 사람과 신앙심이 없는 사람 등으로 평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외양성의 덕이 항상 진정한 덕은 아니다

군주가 앞에서 말한 것들 중에서 좋다고 생각되는 성품들을 모두 갖추고 있다면, 그야말로 가장 칭송받을만하며, 모든 사람들이 이를 기꺼이 인정할 것이라는 점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갖추는 것이 가능하지 않고, 게다가 인간의 상황이란 그러한 성품들을 전적으로 발휘하는 미덕의 삶을 영위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신중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권력 기반을 파괴할 정도의 악덕으로 인해서 악명을 떨치는 것을 피하고, 또 정치적으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악덕일지라도 가급적 피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게 할 수 없다면, 후자의 악덕은 별다른 불안을 느끼지 않고 즐겨도 좋을 것입니다. 그러나 악덕 없이는 권력을 보존하기가 어려운 때에는 그 악덕으로 인해서 악명을 떨치는 것도 개의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신중하게 고려할 때, 일견 미덕으로 보이는 일을 하는 것이 자신의 파멸을 초래하는 반면, 일견 악덕으로 보이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번영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16장 관후함과 인색함

관후하다는 평판을 추구하는 데에 따르는 위험

앞에서 말한 성품 중에서 우선 첫 번째 것을 논한다면, 저는 관후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지만, 당신이 정말로 관후하다는 평판을 얻을 정도로 관후하게 행동한다면, 당신에게 해가 된다고 주장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만약 그 덕을 현명하게 그리고 제대로 행한다면, 그것은 인정받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당신이 그 반대의 악덕을 행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관후하다는 평판을 얻으려고 한다면, 사치스럽고 과시적으로 재물을 써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군주는 그렇게 함으로써 불가피하게 자신의 모든 자원을 호화로운 자기 과시를 위해서 소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가 계속해서 그런 평판을 원하면, 그는 궁극적으로 탐욕적이게 되고, 인민들에게 아주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게 되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인민들을 수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신민들에게 미움을 받기 시작할 것이며, 또한 궁핍해졌기 때문에 별로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의 관후함이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단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이익을 주었기 때문에 그는 불만의 징조를 느끼게 되며, 그의 권과에 대한 최초의 진정한 위협이 그에게는 중대한 시련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가 이 점을 깨닫고 그의 처신을 바꾸고자 한다면, 그는 즉각적으로 인색하다는 악평을 듣게 될 것입니다.

검약이 진정한 관후함이다

군주는 자신에게 해를 자초하지 않으면서 관후함의 미덕을 행하고 동시에 관후하다는 평판을 얻을 수 없기 때문에, 현명한 군주라면 애당초 인색하다는 평판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 그의 검약함으로 인해서 그를 공격하는 어떠한 적에 대해서도 방어할 만큼 그리고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 인민들에게 특별세를 부과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의 재정이 충분하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게 되면, 궁극적으로 그가 더욱 관후하다고 생각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관후하게 행동한 셈이 되는데, 왜냐하면 그들의 재산을 건드리지 않았고, 그가 아무것도 주지 않은 단지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인색하게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시대에 위대한 업적을 성취한 사람들은 모두 인색하다는 평판을 들었습니다. 그렇지 않은 모든 사람들은 실패했습니다. 율리우스 교황은 교황이 되기 위해서 관후하다는 평판을 키웠지만, 교황이 된 후에 그는 전쟁을 하려고 했기 때문에, 그러한 평판을 유지하려고 애쓰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프랑스 왕은 검약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신민들에게 특별세를 부과하지 않고도 수많은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추가적인 전비를 항상 충당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의 스페인 왕이 관후하다는 평판을 누리고 있었더라면, 그는 그토록 많은 전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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