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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감(군주론, 인간관계론, 행복론)

군주론-16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by cchhbb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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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16 군대의 다양한

제12장 군대의 다양한 종류와 용병

좋은 법과 좋은 군대

이제까지 저는 처음에 언급했던 상이한 모든 종류의 군주국에 대해서 상세히 논했으며, 그 번영과 쇠퇴의 이유에 관해서도 상당히 고찰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많은 사람들이 군주국을 획득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사용해온 방법들을 검토했습니다. 이제 저에게 남은 것은 앞에서 언급한 모든 군주국이 채택할 수 있는 공격과 방어의 일반적인 방법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앞에서 저는 군주가 권력의 확고한 토대를 가지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군주는 항상 몰락하고 말 것입니다.

 

모든 국가의 주된 토대는 좋은 법과 좋은 군대입니다. 좋은 군대가 없으면 좋은 법을 가지기란 불가능하고 좋은 군대가 있는 곳에는 항상 좋은 법이 있기 때문에, 저는 법 문제는 제쳐놓고 군대 문제를 논의하겠습니다.

용병의 무익함

그런데 군주가 자신의 국가를 방어하는 데에 사용하는 무력은 그 자신의 군대이거나, 아니면 용병이거나 외국의 원군, 또는 이 세 가지가 혼합된 혼성군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용병과 원군은 무익하고 위험합니다. 자신의 영토를 보전하기 위해서 용병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누구도 자신의 영토를 결코 안정되고 안전하게 통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용병이란 분열되어 있고, 야심만만하며, 기강이 문란하고, 신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동료들과 있을 때는 용감하게 보이지만, 강력한 적과 부딪치게 되면 약해지고 비겁해집니다. 그들은 신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사람들과 한 약속도 잘 지키지 않습니다. 당신의 파멸은 적의 공격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지연되고 있는 데 불과합니다. 따라서 당신의 평화시에는 그들에게, 전시에는 당신의 적에게 시달릴 것입니다. 이 모든 이유는 그들이 당신에게 아무런 애착도 느끼지 않으며, 너무나 하찮은 보수 이외에는 당신을 위해서 전쟁에 나가 생명을 걸고 싸울 어떤 이유도 없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전쟁을 하지 않는 한, 그들은 기꺼이 당신에게 봉사하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도망가거나 탈영합니다. 기실 이탈리아가 최근에 겪은 시련은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용병에 의존한 데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이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물론 이 용병들의 일부는 무기력하지 않았으며 다른 용병들과 싸울 때 용맹을 떨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외국군의 침입이 시작되었을 때, 일거에 그들의 진면목이 드러났습니다. 그리하여 프랑스의 샤를 왕은 이탈리아를 백묵 하나로 점령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악으로 이러한 사태에 처하게 되었다고 말한 사람은 진리를 말한 셈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가 믿은 죄악이 아니라 제가 적시한 죄악입니다. 그리고 이는 군주들의 죄악이었기 때문에 그들 역시 자신들의 죄악으로 인해서 처벌을 받았습니다.

 

군주는 스스로 군대를 통솔해야 하고, 공화국은 시민 출신의 장군을 가져야 한다.

저는 이런 종류의 군대가 가지고 있는 결함을 좀 더 명확히 보여주고 싶습니다. 용병대장들은 매우 유능한 인물이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유능한 인물이라면, 당신은 그들을 신뢰해서는 안되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항상 자신들의 고용주는 당신을 공격하거나 당신의 의사에 반해서 다른 자들을 공격함으로써 오직 자신만의 권력을 열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평범한 인물이라면, 당신은 당연히 몰락하게 될 것입니다.

 

무력을 자기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이런 식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라는 이유로 반론을 제기한다면, 원 저는 무력이란 군주나 공화국에 의해서 사용된다는 구분에 입각해서 대꾸하겠습니다. 전자의 경우, 군주는 최고 통수권자로서 친히 군대를 인솔해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 공화국은 그 시민을 장군으로 파견해야 합니다. 만약 파견된 자가 유능하지 못한 것으로 판명되면 교체해야 합니다. 파견된 장군이 유능하면, 그가 월권하지 않도록 법적인 통제수단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경험에 따르면 자기 군대를 가진 군주와 공화국만이 성공할 수 있으며, 용병은 어떤 것도 성취하지 못하고 오히려 해만 끼칠 뿐입니다. 일개 시민이 권력을 탈취하는 일은 외국 군대에 의존하는 공화국보다 자신의 군대를 가진 공화국에서 더욱 어려운 법입니다.

 

용병의 배반에 관한 역사적 사례

수세기 동안 로마와 스파르타는 자력으로 무력을 갖추었고 독립을 유지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스위스가 적절한 군비를 갖추고 있으며 완전한 독립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대의 용병제로서 언급할 가치가 있는 사례는 카르타고에서 발견됩니다. 카르타고인들은 로마와의 첫 번째 전쟁이 끝난 후 용병대장들이 본국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고용한 용병의 공격을 받아 거의 정복당할 뻔했습니다. 비슷하게 에파미논다스가 죽은 후 테베인들은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를 자신들의 군대의 장군으로 삼았는데, 그는 전쟁에서 승리한 후 그들의 자유를 박탈하고 말았습니다. 필리포 공작이 죽은 후, 밀라노인들은 프란체스코 스포르차를 장군으로 고용하여 베네치아에게 대항했습니다. 그러나 스포르차는 카라바조에서 베네치아인들을 격파한 후, 그들과 연합하여 자신을 고용한 밀라노인들을 도리어 공격했습니다. 나폴리의 조반나 여왕에 의해서 장군으로 고용된 스포르차의 부친은 돌연히 그녀의 무력을 박탈했고, 그 결과 여왕은 자신의 왕국을 지키기 위해서 아라곤의 왕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피렌체의 경험

비록 베네치아인들과 피렌체인들이 과거에 용병을 고용해서 영토를 확장했지만, 그 용병대장들은 권력을 탈취하지 않고 영토를 방어해주었습니다. 따라서 이 문제에 관한 한, 피렌체는 매우 운이 좋았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왜냐하면 위험이 될 만했던 유능한 장군들 중의 일부는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다른 일부는 저항에 부딪쳤으며, 또 다른 일부는 야심을 성취하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승리를 거두지 못한 장군은 존 호크우드인데, 그의 충성심은 그가 승리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가 성공했더라면, 피렌체를 장악했을 것이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합니다. 스포르차 집안 출신들은 항상 브라체시의 군대와 경쟁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두 파벌은 서로 견제했습니다. 프란체스코는 자신의 야심을 충족시키려고 롬바르디아에 갔으며, 브라초는 교회의 나폴리 왕국에 적대적이었습니다.

 

좀 더 근래의 사건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피렌체인들은 파올로 비텔리를 장군으로 고용했는데, 그는 매우 유능하여 일개 시민의 신분에서 시작하여 매우 높은 명성을 얻은 인물입니다. 만약 그가 피사를 점령했더라면, 피렌체인들이 그를 계속해서 그 자리에 고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그가 피렌체의 적군의 장군으로 임명되기라도 했더라면, 피렌체인들은 달리 방어할 수단이 없어 궁지에 몰렸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들이 그를 계속 고용했더라면, 그는 피렌체인들의 위에 군림하는 지위에 올랐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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