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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감(군주론, 인간관계론, 행복론)

군주론-7 (세 가지 방법)

by cchhbb 2022.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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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7 세가지 방법

제5장

점령되기 이전에 자신들의 법에 따라서 살아온 도시나 군주국을 다스리는 방법

 

세 가지 방법

앞 장에서 언급한 것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만든 법에 따라서 자유롭게 사는 데에 익숙한 국가를 병합했을 경우, 그 나라를 다스리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 그 나라를 파괴하는 것이고, 둘째, 그 나라에 가서 직접 사는 것이며, 셋째, 그들 자신의 법에 따라서 계속해서 예전처럼 살게 내버려 두면서 공물을 바치게 하고 당신과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소수의 사람들로 구성된 과두정부를 세우는 것입니다. 그 과두정부는 새로운 군주에 의해서 세워졌기 때문에, 그 존속이 군주의 선의와 권력에 의존한다는 점을 알 것이고 따라서 현상을 유지하려고 매우 노력할 것입니다. 만약 정복자가 독립을 누리면서 자유로운 제도를 운용하는 데에 익숙한 도시를 파괴하지 않은 채 다스리려고 한다면, 그 시민들을 이용하여 다스리는 방법보다 더 쉽게 그 나라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스파르타인들과 로마인들이 그 좋은 예를 보여줍니다. 스파르타인들은 아테네와 테베에 과두정부를 세워 통치했습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그 국가들에 대한 통치권을 잃고 말았습니다. 카푸아, 카르타코 및 누만티아를 지키기 위해서 로마인들은 그 국가들을 멸망시켰고, 그 결과 그 국가들을 결코 잃지 않았습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 지역에 대해서 자치를 허용하고 자신들의 법에 따라서 살도록 함으로써 스파르타인들이 했던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그리스를 다스리려고 했습니다. 이 정책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그리하여 로마인들은 자신들의 지배를 관철시키기 위해서 그리스의 많은 도시들을 멸망시키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기실, 도시를 멸망시키는 것이야말로 지배를 확보하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유의 정신

자유로운 생활양식에 익숙해온 도시국가의 지배자가 된 자는 그 도시를 파멸시켜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그 도시에 의해서 도리어 자신이 파멸될 것을 각오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도시는 반란을 일으킬 때, 시간의 흐름과 새로운 지배자가 부여한 이익에도 불고하고 결코 잊히지 않는 자유의 이름과 고래의 제도를 항상 명분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배자가 무엇을 하든지, 어떠한 조치를 취하든지 간에, 지배자 스스로 내분을 조장하거나 주민들을 분산시켜놓지 않으면, 그들은 결코 자유라는 이름과 고래의 제도를 망각하지 않을 것이며, 피사가 100년 동안이나 피렌체 지배하에서 그럈던 것처럼, 유리한 기회를 포착하면 즉시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 반란을 꾀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군주의 지배에 익숙해왔던 도시나 국가는 그 군주의 혈통이 끊기면, 예전의 지배자는 없어졌더라도, 주민들에게 복종의 습성은 여전히 남아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 중에서 누구를 군주로 추대할 것인가에 관해서도 쉽사리 합의를 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게다가 그들은 어떻게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그 결과 그들은 무기를 들기에는 너무 시간이 걸리고, 지배자는 쉽게 그들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그들이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공화국에는 더 큰 활력, 더 많은 증오, 복수에 대한 더 강렬한 집념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들은 잃어버린 자유를 잊지도 않았고 결코 잊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국가들을 파멸시켜버리거나 아니면 직접 그곳에 거주하면서 다스리는 것입니다. 

 

제6장

자신의 무력과 역량에 의해서 얻게 된 신생 군주국

 

위대한 인물의 모방

군주와 정부 유형에 관한 경우, 전적으로 새로운 군주국을 논의하면서 제가 위대한 인물들의 사례를 인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리 놀랄 만한 일이 아닙니다. 인간은 거의 항상 선인들의 행적을 따르며, 모방을 통해서 행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선인들의 행적을 그대로 답습하는 일이나 모방하고자 하는 인물들의 역량에 필적하는 일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현명한 사람은 항상 탁월한 인물들의 방법을 따르거나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을 모방하려고 애쓰는데, 그 이유는 비록 그들의 역량에 필적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어느 정도의 명성은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노련한 궁수가 목표물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을 때 활을 쏘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행동해야 합니다. 그는 자신의 활의 위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지점을 겨냥하게 되는데, 이는 그 높은 지점을 화살로 맞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목표물을 맞히기 위해서는 그 지점을 겨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역량 대 행운

그렇다면 새로운 군주가 전적으로 신생 군주국을 다스릴 때 부딪히는 어려움의 정도는 그의 역량이 어떤지에 따라서 좌우된다고 저는 주장하겠습니다. 그리고 일개 시민에서 군주가 된다는 것은 그가 역량이 있거나 행운을 누린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둘 중의 어느 한 요소가 어느 정도까지 어려움을 더는 데에 상당한 도움이 되었을 법합니다. 그러나 그가 행운에 의존하는 정도가 더 낮다면, 자신의 지위를 더욱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다른 국가를 가지고 있지 않기 대문에, 직접 그 국가에 거주하면서 다스릴 수밖에 없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입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의 승리 이후에 스파르타인들은 기원전 404년에 아테네에 소위 30인의 참주의 통치를 시행했는데, 그 정부는 기원전 403년에 정복되었고, 민주제가 복원되었다.

*피렌체는 피사를 1405년에 구입했는데, 1406년에 피사가 반란을 일으키자 이를 진압했다. 그러나 1494년 샤를 8세의 침입으로 이탈리아 정세가 혼란에 빠지자 피사를 다시 잃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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