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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후감(군주론, 인간관계론, 행복론)

군주론-3 (복합 군주국 이어서)

by cchhbb 2022.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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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3 복합 군주국

정복한 땅을 확보하는 방법

그 예로 프랑스에 오랫동안 병합된 부르고뉴, 브르타뉴, 가스고뉴 및 노르망디를 들 수 있습니다.

 

비록 언어상의 차이가 약간 있었지만, 그 지약들의 관습은 유사했기 때문에 여태껏 별다른 어려움이 야기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영토를 병합하여 유지하고자 결심한 사람은 누구나 다음의 두 가지 정책을 따라야 합니다.

첫째, 예전에 통치하던 군주의 가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둘째, 그들의 법을 바꾸지 않고 새로운 조세를 부과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새로운 영토와 기존의 군주국은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통합되어 한 몸처럼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언어, 관습 및 제도가 다른 지역을 정복하여 영토로 병합하게 되면 상당한 문제가 야기되며, 이를 유지하는 데에는 대단히 커다란 행운과 엄청난 노력이 요구됩니다. 최선의 그리고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정복자가 그 지역에 가서 친히 정주하는 것입니다. 이런 조치를 취하면, 병합된 지역은 더 안전하고 안정적으로 확보될 것입니다.

그리스에 대한 투르크의 정책이 바로 이러한 정책의 표본입니다. 만약 투르크가 직접 통치하려고 하지 않았더라면, 그리스를 확보하기 위해서 취한 그 밖의 다른 어떤 정책도 충분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지에 가서 직접 살게 되면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알 수 있어 효과적인 조치를 신속하게 내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나서 이미 해결이 불가능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됩니다.

더욱이 직접 그 지역에 살게 되면 당신의 관리들은 신민들을 함부로 약탈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 신민들은 통치자에게 직접 호소할 수 있기 때문에 만족해할 것입니다. 그 결과, 순순히 행동하는 신민들은 당신에게 헌신하며, 그렇지 않고 다른 뜻을 품은 자들은 당신을 두렵게 여길 만한 이유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국가를 공격하고자 하는 외국세력은 누구라도 매우 주저하게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새로운 영토에 정주하여 직접 통치하게 되면, 그 영토를 결코 쉽게 잃지 않을 것입니다.

 

차선의 다른 해결방법은 이른바 정복한 영토의 거점이 될 수 있는 한두 곳에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면, 대규모의 무장병력을 주둔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민지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습니다. 따라서 전혀 비용이 들지 않거나 아주 적은 비용으로 식민지를 건설하고 유지할 수 있습니다.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새로 온 이주민들에게 주기 위해서 자신들의 경지와 집을 잃게 되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피해를 보는 자들은 소수의 주민들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그로 인해서 피해를 본 자들은 궁핍해지고 뿔뿔이 흩어져버리기 때문에 군주에게 보복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 밖의 모든 다른 주민들은 한편으로는 피해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자들처럼 소유물을 빼앗길게 두려워 말썽을 피울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이러한 식민지들은 많은 비용이 들지 않고, 보다 충성스러우며, 단지 소수의 사람에게만 피해를 주는 데 불과하다고 결론짓겠습니다. 그리고 이미 말씀드린 대로 이로 인해서 희생당한 사람들은 궁핍해지고 뿔뿔이 흩어져서 군주에게 피해를 주지 못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기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인간들이란 다정하게 대해주거나 아니면 아주 짓밟아 뭉게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사소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복하려고 들지만, 엄청난 피해에 대해서는 감히 복수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려면 그들의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아예 크게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식민지 건설 대신에 군대를 파견한다면, 이는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지역의 모든 수입은 그 지역의 안보에 쓰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취득된 영토는  군주에게 피해를 주게 됩니다. 게다가 그의 군대가 그 영토에 주둔하게 됨으로써 전체 지역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더 많은 피해를 주게 됩니다. 민심이 흉흉해지고, 이로 인해서 그 지역의 모든 주민들은 군주에게 적대적이 됩니다. 그리고 주민들은 패배했지만, 자신들의 고향에 그대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한 적으로 남아 있게 됩니다. 따라서 모든 점에서 볼 때, 식민지 건설 정책은 고도로 효과적인 반면, 군사 주둔책은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이미 말한 것처럼 자신의 본국과 다른 지역의 국가를 정복한 군주는 인접한 약소국가들의 맹주가 되어 보호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그 지역의 강력한 국가를 약화시키도록 노력하며, 어떠한 돌발적인 사태로 인해서 자신과 같은 강력한 외부의 국가가 개입하지 않도록 만반의 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지나친 야심이나 두려움으로 인해서 불만을 품은 자들은, 역사상 그리스에서 아이톨리아인들이 로마인들의 침입을 유인했을 때처럼, 언제나 강력한 외세를 끌어들이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로마가 침략한 모든 나라에서는 원주민들의 일부가 로마인들의 침입을 지원했습니다. 통상 강력한 침략자가 어느 나라를 공격하기만 하면, 모든 약소 세력들이 그에게 모여드는데, 그 이유가 그들이 자신들을 지배하던 통치자에게 불만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은 사물의 당연한 이치입니다.

 

침략자는 별 어려움 없이 이러한 약소 세력들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데, 그것은 그들이 이미 그가 획득한 새로운 권력과 함께 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단지 그들이 너무 많은 군사력이나 영향력을 가지지 않도록 조심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군대를 그들의 지원하에서 사용함으로써 강력한 세력을 쉽게 진압할 수 있고 그 나라를 완전히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지배하지 못하는 자는 그가 정복한 것을 쉽게 잃을 것이며, 그것을 유지하는 동안에도 무수히 많은 환란과 분규를 겪게 될 것입니다.

 

이상 약소국가를 다루는 법이었습니다.

 

다음 글에서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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